관상(觀相)이란 겉으로 드러난 얼굴(생김새)을 말한다. 또는 그 생김새로 사람의 성격과 기질을 파악하는점(占)을 말하기도 한다. 사람(맘 속)을 파악하는데 있어 그 사람의 언행을 관찰함으로써 알수 있다. 언행이 오랜기간 쌓이면 외부로 표상되는데, 그것이 바로 관상이 된다. 관상이 중요한 이유다. 점술로만 치부하지 말고 사람을 판단하는 한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 좋겠다.
마의상법으로부터 체계화되어 현재까지 전해 내려오는 점술. 일반적으로관상학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지는 2000년이 지났다. 주변에서는 철학관 등으로 흔하게 볼 수 있으며, 현대의 유명한 관상가는 신기원 같은 사람이 있다. 고대의 유명한 관상가로는관로,허소등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관로는 기록을 보면주역, 천문계열 점복술[1]을 썼던 것으로 보이고 허소는 관상쟁이가 아니다.
관상은 관상가들 사이에서도 관상을 너무 맹신하지 말고[2]자기 스스로 인생을 살아 볼 것을 권고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책도 아닌, 위에서도 언급한 관상서인 '마의 상법'에도 이런 말이 나온다. "잘난 관상은 몸이 튼튼한 신상(身相)만 못하고, 몸이 좋은 신상은 마음씨 좋은 심상(心相)만 못하다.심상이 좋으면 관상이나 신상이 좋은 것보다 낫다."참조해 볼 만한 글 2
결국 생김새와는 별개로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뜻이다. 관상이 안 좋아도 착한 사람은 착하며, 관상이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은 나쁘다.
관상학에서는 일반적으로 얼굴을 3부분으로 나눈다. 각 3부분은 이마와, 코, 턱으로 상징된다. 이마[3]를 상정(上停)이라고 부르고, 눈썹부터 시작하여 코를 중심으로 광대뼈를 포함하는 부분을 중정(中停), 인중부터 시작하여 턱까지 포함하는 얼굴 아랫부분을 하정(下停)이라고 부른다. 그 부분은 인생의 각 부분을 지배한다. 그리고 상정은 30세까지의 운을 보고, 중정은 40대까지, 하정은 50세부터 그 이후의 운을 본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구에도 있었다. 서양에서 관상은 문명이 발생한 시기와 비슷한 때에 생겨났다. 기원전 2000년 메소포타미아 유적에선 ‘어깨에 곱슬곱슬한 털이 난 남자에게는 여자들이 따를 것이다’라는 식의 내용이 적힌 관상학 핸드북이 발견되기도 했다. 고대에는 자연현상을 인간의 능력으로 이해할 수 없었기에 비정상적인 신체 특징이나 움직임에서 그 원인을 찾고 인간의 미래를 읽고자 했다. 이 시기에는 이처럼 어떤 일이 생긴 이유를 신체에 새겨진 운명 탓으로 돌리는 ‘예언적 관상’이 주를 이뤘다.
그리스·로마 시대에는 생김새를 유형별로 나눠 인간의 성격을 해석하는 ‘분석적 관상’이 등장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관상은 종교나 신비적 성격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과학으로 자리잡아갔다. 타고난 신체가 성격을 말해주지만, 이러한 성격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인식도 있었다.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과 닮은 동물의 대표적인 특질로 관상을 해석했다. ‘이마가 좁은 것은 돼지에서 보듯 멍청함을 나타내고, 사각으로 균형 잡힌 이마는 사자처럼 자존심이 강하다’는 식이다. 로마 시대에는 황제의 관상을 신화화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서기 122년에 출간된 ‘황제전’은 로마의 폭군 칼리굴라(가이우스 카이사르)가 외모 자체에서 호감을 주지 않는다고 묘사한 반면, 아우구스투스는 ‘균형 잡힌 골격을 갖고 있다’고 서술했다. 이는 권력을 잡고 있는 황제의 모습을 이상적인 관상에 일치시켜 대중에게 널리 알리려는 시도였다.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서면서 인간의 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고정된 생김새에서 표정과 동작으로 관심이 이동하고, 타고난 운명보다 자율적 의지가 더 중요해졌다. ‘관상은 사람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란 새로운 인식이 생겨났다. 이런 변화는 신분상승이 활발해진 사회 분위기와 일치한다. 이 시기에는 옷 밖으로 드러난 얼굴과 손이 관상의 중요한 대상으로 부각됐다.
얼굴의 주름을 보고 인간형을 구분하는 면상학(metoposcopy), 사람의 얼굴을 관찰하여 특성을 살펴보는 관상학(physiognomy)이 있었다. 동양 관상학에서 사람의 얼굴을 동물이나 오행론에 기초하여 표현하듯이, 서양의 면상학/관상학에서도 동물이나 점성술의 일곱 별(해, 달,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에 빗대어 표현하였다.
제놈 카르다노의 저서 <면상학>에 실린 면상학 그림.(출처) 각 주름은 점성술의 일곱 별에 대응되며, 각 주름의 위치와 모양에 따라 다른 운명을 나타낸다고 본다.
얼굴의 크기와 남성 호르몬의 연관 관계가 논문으로 나와 있다. 관상으로 사람의 삶을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얼굴 형태와 성격이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을 수도 있다.
결론
관상은 학문이 아니며, 인간의 성공을 외양에 귀결하는 피상적이고 외모지상주의적인 세간의 통설이다. 후천적 노력보다는 타고난 외모에 의해 인생이 정해진다는 인식은 대단히 시대착오적인 것으로서,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이성으로라도 억제할 필요가 있는 구시대의 잔재이다.
관상이 한 사람의 외모가 미래의 어떤 일을 겪을지에 대해서 '예측'하는 바가 없다. 다만 그 이전까지의 삶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게다가 외모의 출중함과 그렇지 않음이 이후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제시한 '자기 충족적 예언'의 한 사례일 뿐이다. 어떠한 외모를 가졌느냐가 주변으로부터의 어떤 피드백을 받느냐와 관련이 있고, 이는 다시 그 사람의 외모 관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간혹, 관상, 사주팔자 등이 오랜 자료 축적으로 근거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통계학을 조금이라도 배운 사람은 '많은 자료'보다 '타당한 분석'이 더 중요함을 알고 있다. 특히 관상과 같은 분야에서 '근거 사례'들은 일종의 출판편향과 선택편향, 확증편향 등, 통계가 피해야할 편향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에, 자료가 아무리 많더라도 그것이 곧 '탄탄한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심리학에서는 '그 사람의 지위'가 그 사람의 '외모'를 개선시킨다는 연구가 있는데, 지위가 높은 사람의 외모가 '실제로 변화가 없더라도' 더 나아 보이는 현상 때문이다. 그래서 그 사람의 배경정보가 주어진 상태에서의 관상은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의 관상과 다를 수 있다.